공실이 많은 거제도 아파트를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낙찰받을 때는 '이 아파트가 잘 팔릴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서 이런 아파트도 팔린다는 걸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거제도에서 1,680만원으로 16평 아파트 낙찰받았습니다
통영에서 3억3천만원에 다가구 빌라를 경매로 구입하고 남은 돈으로 감정가 1억 원 이하 아파트를 물색하고 있었다.
2021.09.27 - [경매후기] - 다가구 빌라 경매로 월세받고 목돈 만들기
마침 거제도에 최저가 1,660만 원에 경매로 나온 아파트가 있었다. 당장 임장을 가서 아파트를 확인해보니 20년 된 아파트지만 썩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고, 주차 시설도 잘 형성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지새포항이 한눈에 보이고 뒤로는 푸르른 산이 받쳐주고 있는 모양이 자리가 너무 좋았다.
하지만...
아파트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를 확인해보니... 공실이 많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파트가 산 중턱에 있다 보니 버스 운행도 하루에 단 6번만 운행하는 실정이었다. 이곳은 자기 차량이 없으면 절대 거주할 수 없는 그런 아파트였다. 이 아파트에서 많은 경매 물건이 나왔는데 실정을 파악해보니 조선소 직원 숙소로 쓰이던 아파트가 회사의 부도로 인해 경매로 우르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실거래 현황도 조선업이 활발하던 때와 비교해서 시세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거주자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 받아도 팔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앞섰다. 주변 부동산을 들러 자문을 구해도 본인들은 그 아파트 중개 못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어떡할까? 어떡하지? 하면서도 이것도 경험이라고 최저가에서 20만원 올려서 입찰을 했고 단독 입찰로 낙찰을 받게 된다.
고층이 아닌 저층에 입찰
당시 5개정도의 물건이 있었다. 보통의 아파트는 고층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층 물건이 더 비싸고 매매도 더 활발하다. 하지만 나는 고층이 아닌 저층 물건에 입찰했다.
저층에 입찰한 이유
1. 고층에 입찰자가 적어도 2명은 있을거라 생각했고 최저가 입찰 시 패찰 될 확률이 높았다.
2. 저층 소유주가 여성이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소유주라 좀더 깔끔한 관리가 되어 있을 확률이 높았다.
3. 저층이라 주차장에서 내부가 일부 확인이 가능했고, 화이트톤의 깔끔한 내부가 일부 확인되었다.
4. 오래된 아파트라 고층은 수도 압력이 부족함으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저층은 수도압력이 확보된다.
밀린 공과금을 확인해보니 고층과 저층이 비슷비슷해서 위의 사항을 이유로 저층에 입찰했고 내 예상대로 고층은 입찰자가 2명이나 있었고 낙찰가도 2천만 원이 넘어갔다. 하지만 낙찰가가 2천만 원이 넘어가도 매매 시 저층보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낙찰가를 조금 높여서 입찰할 이유는 충분하다.
낙찰받고 6개월 만에 2,800만 원에 팔다
낙찰받고 명도를 진행하는데 1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이사비 없이 문제없이 명도가 진행되었다. 소유주가 다른 곳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 상태도 상당히 좋았고 명도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별다른 수리비 없이 진행할 수 있었고 청소만 깨끗하게 하고 주변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 시작했다.
여러 부동산을 찾았지만 다들 손사래를 쳤고 딱 1곳에서 매물접수를 해줬다. 아무리 아파트가 찾는 사람이 없다고 한들 부동산에서 마다하는 건 처음 본다.
어쨌든 매물접수를 해준 고마운 부동산을 믿고 1달 2달을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다. 그래서 직접 피터팬에 매매 광고를 올렸고 올린 지 1달 만에 문의 전화가 한 번씩 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경매 소식을 들었는지 가격을 엄청나게 후려치면서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절대 팔지 않았다. 본래 3,000만원에 팔려고 했었는데 2,400만 원 혹은 2,000만 원에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계속 거절을 하다 보니 5개월이 지났고 수익이 적더라도 그냥 저렴하게 팔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생겨날 쯤에 다시 문의가 왔고 집을 본 구매 의향자가 집을 너무 맘에 든다고 하니 이때는 200만 원을 내려서 2,800만 원에 팔게 되었다.
1,680만 원에 낙찰받고 취등록세 밀린 공과금 등을 제외하면 차익은 1,000만 원 정도 되었고 당시 1년 미만 매매 시 양도세가 40%였으니 실제 수익은 600만 원 정도 꼴이었다.
안 팔릴것 같은 아파트도 결국 팔린다
아파트를 팔고 난 후 피터팬 사이트에 광고글을 삭제하지 못해서 계속 문의가 왔다. 그런 문의를 보면서 '이런 아파트도 결국 팔리긴 팔리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누가 16평 아파트를 1680만 원에 샀다고 하면 믿을 사람 있을까? 하지만 나는 경매로 샀고 2800만 원에 팔았다.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 가격은 다시 오르겠지만 그럴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 경험상 낙찰받은 거라 600만 원 수익으로 만족했다.
거제도 아파트 경매로 얻은 교훈은 안 팔릴것 같은 아파트도 결국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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